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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경력직 채용 스타일

문중원 文重元 2006. 7. 24. 15:22
삼성 ‘도덕군자’ 선호―LG 인간미에 후한 점수…기업들 경력직 채용 스타일

○…직장을 옮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경력직은 신입사원과 달리 기업별로 알음알음 이뤄지거나 공개채용이라도 절차나 기준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또 기업마다 선호하는 인재기준이 달라 무작정 지원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기업별로 어떤 인재를 선호하는지 기업관계자와 이직 성공자들의 경험담 등을 토대로 알아본다.

◇삼성,CJ는 ‘도덕군자’ 선호=평소 자기관리나 평판 관리에 소홀했다면 삼성과 CJ에 들어가는 것을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다. 업무추진 능력이 탁월한 건 전제조건일뿐 실제 채용 과정에서는 해당 인물의 평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대외 이미지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CJ그룹 계열사에 경력직을 지원했던 C(41)씨는 학력,전문성,업무성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S(스페셜)’를 받아 합격이 결정됐지만 뒤늦게 전직장에서 여직원과의 루머가 흘러나오면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합격이 취소됐다.


◇LG,SK는 학력,출신회사 안봐=학벌이 좋고 해외 유명 석·박사 학위로 무장했다고 LG,SK그룹 입사를 만만하게 봤다간 큰 코 다친다. LG그룹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출신 회사나 학벌을 보지 않는다. 대신 기업문화가 팀웍을 강조하는 만큼 조직의 인화를 저해할 수 있는 사람은 채용을 꺼리며 '인간미'에 점수를 주는 편. 유연성을 갖춘 '라이트 피플(Light People)'을 LG인재상으로 정해놓기도 했다. SK그룹도 학력이나 출신보다 사회성이나 패기,창의성을 두루 본다. 단,SK의 경우 반드시 인·적성 검사를 통과해야만 입사할 수 있다. SK그룹에 지원했던 B(38)씨는 국내 명문대를 나와 해외유명대학의 MBA를 취득한 뒤 굴지의 그룹 계열사 기획팀에서 5년간 근무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지만 인·적성검사에서 충분한 점수를 얻지 못해 입사하지 못했다.

◇유통,철강업계 ‘나이’에 민감=현장직 근로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통이나 인력 이동이 거의 없는 철강 등의 업종은 조직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다보니 튀는 인재보다는 무난한 인물을 선호한다. 철강회사인 D사는 ‘나이’가 채용의 절대적인 기준이다. 아무리 능력이 탁월해도 부하직원보다 상사의 나이가 어리면 조직이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형 유통업체인 S사도 조직을 우선시 하기는 마찬가지다. S사에 채용됐던 H(45)씨는 “외국계 유명 컨설팅 회사에서 이사를 지낸 경력을 쳐줘 입사엔 성공했지만 회사측에서 직급을 부장으로 제시해 스스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능력은 임원 이상이지만 년차나 나이로 볼 때 해당 직급을 줄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기타=두산그룹은 경력직 채용때도 신입사원 채용때와 마찬가지로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본다. 해당 지원팀의 팀장에게서 즉석 과제를 받고 30분의 여유시간을 가진 뒤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이는 까다로운 테스트다. 헤드헌팅업체인 엔터웨이파트너스의 박운영 부사장은 “경력직 사원은 향후 중간 관리자나 임원급으로 성장할 인재들이어서 회사에서도 채용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며 “후발 기업일 수록 인재를 양성할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다보니 오히려 학력이나 출신기업 등 외적 조건을 까다롭게 보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